road racer2010. 4. 29. 15:07

2010 04. 28 수요일...
벌써 여섯 번째 스테이지..  매일 경기가 끝나고 그날 경기에 대한 아쉬움과
부족한 실력에 대한 자책과 앞으로의 다짐.
하면 할수록 더 잘 하고 싶은 욕심
비 오는 날의 레이스는 나에겐 경험이 없다. 있어도 오늘 같은 날씨의 경험은 "없다"
따뜻한 봄이 왔고 낮에는 더운날씨에 반팔도 입는데
레이스 중간부터 한겨울이 왔다.
경기가 시작되고 짧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가 올 거란 생각은 이미 하고 간단한
준비는 된 상태이지만 걱정이 태산이다. 추위보단 미끄러운 빗길에서의 레이스..
짧은 빗방울은 어느새 굵어지고 이내 눈앞을 가린다.
40km 지점.. 손에 감각이 없어진다. 브레이크와 변속을 위한 손가락의 더딘 움직임 외에는
걱정할 건 없었다.  이런 추위와 손발의 무감각함 속의 격렬한 움직임... 
오래전이지만  군복무 시절 생각하면 익숙하다.
50km 지점.. 오늘은 정신력으로 살아남은 로드레이서가 승리와 완주를 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 팀 종화 군이 끝내 레이스를 포기한다. 옆에서 보기 아쉬웠지만 그런 결정을 한  종화 군을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70km 지점.. 변속을 위한 손가락의 움직임이 쉽지 않다. 평지 고속주행 후 오르막을 오를 때 
손이 얼어서 변속버튼이 눌러지지 않아 변속을 하지 못하고 무거운 기어비를 힘으로만 페달을 꾹꾹 밟는다. 그룹을 따라가기 힘들었지만 고통속에서 포기한다면 끝까지 견뎌낼 팀원들에게 미안함....  
오늘 반드시 메인 그룹과 함께 피니시를 통과하고 경기를 마쳐야 할.. 그래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90km 지점..  몸이 떨리고 이미 손은 핸들을 잡은 건지 아닌지.. 변속은 70km 지점부터 하지 않고.. 아니 못하고 있었다.
30여 명의 선두 펠로톤과 아차 하는 순간 떨어지고 따라잡으려 안간힘을 쓴다. 이렇게 뒤처지면 안 된다.
선두에서 확인된 팀원이 2명.. 나까지 생각하면 3명.. 어떻게든 따라가 경기를 마쳐야 한다.
몸은 더욱더 떨리고 자전거는 흔들리고 경기 중반 힘은 들어도 이 정도로 극한 상황이 올 줄은 생각 못 했다.
남은 거리 5km 표지판을 보고는.. 이후에 피니시까지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극한상황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 무언가에 대한 "열정"인지.. 아니면 무지한 "오기" 인지.. 
많은 생각을 한다.  경기를 마치고 떨리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에서 얼어버린 손을 감싼 장갑을 빨리 벗고 싶은데 쉽지 않다. 그때 다른 분의 도움으로 몸을 가누고 장갑도 벗고 이내 정신을 차린다. 
내가 약해진 건지.. 아니면 모두가 똑같이 힘들었는지.. 몸을 녹이며 그리고 주변 상황을 보며 오늘의 상황은 모두에게
좋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오늘 악조건 속에서 경기를 마친.. 그리고 저체온증으로 쓰러질 때까지 각자의 이유에서
자전거를 열심히 타신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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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oraum